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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E Story [우승을 만든 사람들]

완벽한 서포터, 백종순 여사와 문현학 매니저

지난 9월 8일 한화생명e스포츠(HLE)는 젠지의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강점기를 종식하고 정상에 올랐다.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는 우승으로 e스포츠계와 한화그룹을 깜짝 놀라게 한 이 팀은 이제는 세계를 제패하기 위해 유럽으로 떠났다.

지난 2018년 락스 타이거즈를 인수해 한화생명으로 리브랜딩을 하며 재창단한 후 8년만의 우승, 그 비결로는 새로운 선수의 영입을 통한 끊임없는 변화와 개개인의 기술적 성장도 주효했겠지만, 한 가지 더 잊어선 안 될 게 있다.

바로 이들의 뒤에서 묵묵히 지원해 주는 구단 스태프의 역할이다.

▶진정한 백셰프, 백종순 여사

선수들이 '리그 오브 레전드'의 최고 스타로 도약했다면 e스포츠계에서 최고의 맛집으로 소문난 것도 역시 한화생명e스포츠 캠프원의 카페테리아다.

이 카페테리아는 한화생명 구성원들의 '이모님', 백종순 여사가 진두지휘한다. 선수들이 최고의 음식을 바탕으로 알맞은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음식을 만드는 게 백 여사의 일과다.

백 여사는 지난 2015년 한화생명의 전신인 쿠(KOO) 타이거즈 시절부터 팀의 식사를 책임졌다. 지금은 팀에 다시 복귀한 '피넛' 한왕호가 2016년 락스 타이거즈 정글러로 데뷔하던 시절도 그녀는 기억하고 있었다.

선수들을 비롯해 캠프원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너무 높아 백 여사는 또 하나의 '한전드(한화e스포츠 레전드)'로 불린다.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등 요식업계에서 20년 넘는 경력을 쌓은 것이 맛의 비결이라고 백 여사는 밝혔다.

출근 후 백 여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장보기다. 인근 마트에서 직접 고기와 해산물 등을 살펴보고 A급의 신선한 재료를 고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특히 고기를 가장 세심히 챙긴다. 선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 바로 고기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걱정이기도 하다.

선수들이 야채를 안 먹어 불균형하게 영향을 섭취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에서다. 때문에 영양소가 채소요리도 함께 곁들일 수 있게 균형을 맞추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백 여사는 말했다. 선수들이 못 먹거나 싫어하는 재료까지 하나하나 기억해 레시피를 구성하는 백 여사의 세심함도 선수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다.

백 여사는 "선수들이 지난해에는 해산물을 잘 먹더니 요새는 고기만 먹으려 한다"며 "그래서 야채를 조금 넣고 한 두 가지 채소 반찬을 따로 준비한다. 그래도 잘 안 먹기는 한다"며 말했다.

멤버들의 과식이나 과체중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백 여사는 단호했다. 백 여사는 "20대 때는 많이 먹어야 한다"며 "다이어트는 장가가서 하면 된다"고 웃었다.

다른 팀 선수들 사이에서 백 여사의 카페테리아가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다보니 캠프원 카페테리아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늘고 있다. 백 여사는 직접 유튜브 콘텐츠까지 진행하면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든든한 HLE의 힐링 담당

'힐링식당'이 그것인데 한화생명e스포츠를 거쳐 간 선수들이나 전용준 캐스터를 비롯해 성승헌 캐스터, 윤수빈 아나운서 등이 출연한 바 있다.

최근에 영입한 한왕호, '도란' 최현준, '딜라이트' 유환중과도 해당 콘텐츠에 출연하면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전용준 캐스터에 버금가는 맛깔나는 진행 능력과 애정이 듬뿍 담긴 질문은 선수들과 팬들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다.

선수들에게 정이 든 만큼이나 백 여사는 이번 LCK 서머 우승을 보면서 펑펑 울었다고 한다. 경기 현장에서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집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기쁨을 나눴다.

그날 기분이 너무 좋아 소주만 두 병을 마셨다고 한다. 선수들이 금의환향했을 때는 마치 어머니처럼 한 명 한 명 꼭 안아주며 축하하기도 했다.

백 여사는 이번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도 선수들이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소망했다. 해외로 나가 한국 음식을 그리워할 선수들을 위해 반찬도 함께 보내는 등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백 여사는 "우승을 기원하며 선수 모두와 감독, 코치를 위한 촛불까지 켜놓고 왔다"며 "롤드컵은 실력은 물론 운도 따라줘야 하는데, 올해는 운이 좋아서 우승 꼭 할 거다"고 유럽에서 경기에 나서고 있는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이어 "멤버들도 좋고, 무엇보다 밥심이 최고니 거르지 말고 잘 챙겨 먹었으면 한다"며 "함께 가지 못하니 파김치 같은 반찬이라도 비행기 편에 함께 보내 외국에서도 밥 잘 챙겨 먹을 수 있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우승을 만든 섬세한 매니징, 문현학 매니저

한화생명e스포츠의 좋은 성적에는 식사만큼이나 선수들의 멘탈 관리와 편리한 휴식, 쾌적한 연습 공간 등 철저한 선수 관리 덕분이기도 하다.

이런 전반적인 일을 관리하는 스태프는 문현학 한화생명e스포츠 매니저이다. 문 매니저도 FPS게임 프로게이머 출신으로 시작해 매니저 일에 뛰어든 만큼 선수들과의 공감대를 잘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섬세한 관리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e스포츠 선수에게는 세세한 세팅도 경기력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선수들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한 연습공간을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 매니저는 연습 공간 청소 전에는 기존에 있던 세팅을 사진으로 한 번 촬영하고, 같은 각도와 ㎝ 단위까지도 유사하게 세팅해 놓기 위해 노력할 정도다.

문 매니저는 "선수들 개별적으로 원하는 부분들이 다르고 이를 해결해 주는 것이 매니저의 역할"이라며 "일례로 최현준 선수는 마우스 위치나 모니터가 틀어지는 섬세한 부분까지 인지하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서 연습 공간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도 신경 쓰는 요소 중 하나다. 선수들의 자유로운 여가활동을 위해 외출 간 통제는 없지만, 감염병에 주의해야 한다는 당부는 잊지 않는다. 캠프원 역시 주기적으로 소독하면서 감염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선수 컨디션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게 매니저의 역할인 만큼 건강 상태 체크도 잊지 않는다. 선수들의 몸이 아플 경우 병원 스케줄을 잡거나 외부 행사 등 부담스러운 일정이 있으면 선수들은 매니저를 통해 의견을 전달한 후 적절히 조율할 수 있다.

이밖에 문 매니저는 숙소 내 네트워크 관리와 전반적인 시설관리 외에도 외부 일정에 모두 동행해 선수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정성 어린 선수 관리는 리무진 버스에서도 알 수 있다. 45인 버스를 17인승으로 개조해 좌석 공간을 넓혀 선수들이 누워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

일산에서 서울 중구에 있는 e스포츠 경기장 LCK아레나까지 멀지 않은 거리임에도 선수들이 충분히 휴식하며 이동할 수 있는 편리한 발이 돼 주고 있다.

문 매니저는 "그동안 선수들과 스태프가 똘똘 뭉쳐 한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한 성과가 LCK 우승으로 돌아와 너무 기뻤다.

결승까지 가면 유럽 3개국을 돌아다녀야 하는 만큼 선수들이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매니저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HLE Story #2 [우승을 만든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