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색소포니스트: 이삼수

이삼수의 연주는 뜨겁다. 한국 재즈 씬에서 빠르게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고 있는 색소폰 연주자 이삼수는 강렬한 연주로 재즈 애호가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1940년대 혹은 1950년대 뉴욕의 재즈 클럽을 찾는다면 이런 모습을 마주하지 않았을까, 하는 인상을 심어주는 연주자다.

💬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재즈 색소포니스트 이삼수입니다.

💬 색소폰을 연주하게 된 건 언제였고, 어떤 계기였나요?

18살 때 아무것도 모르던 나이였어요. 당시에 다니던 음악학원에서 우연히 부산에 있는 ‘몽크’라는 재즈 클럽에 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아쉽게도 사라졌네요. 거기서 처음으로 재즈라는 음악을 봤는데요. 보다 보니 흥미가 생겨서 “저게 무슨 음악이냐”고 선생님께 물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랬더니 “재즈”라고 대답해 주시더라고요.

그때 처음 본 공연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베이시스트 리오 님의 공연을 봤었는데 너무 멋있더라고요. 그때부터 재즈의 관심을 가지게 되다가, 색소폰이라는 악기를 선택을 하게 되어 지금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 색소폰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테너와 알토를 많이 쓰는데, 이삼수 님은 테너보다는 조금 작은 악기인 알토를 주로 사용하는 것 같아요. 알토를 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알토를 하게 된 계기는 딱히 없습니다. 처음에 그냥 잡았던 악기가 알토 색소폰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알토 색소폰만 하고 있습니다.

💬 알토 색소폰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일단 색소폰 자체에서 매력은 음색이라고 생각합니다. 테너는 낮은 저음에서 묵직함을 느낄 수 있지만, 알토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재즈에도 다양한 스타일이 있습니다. 이삼수 님이 좋아하거나, 지향하는 재즈 스타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일단 비밥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비밥은 멜로디가 단조롭지 않아서 굉장히 어렵게 들릴 수 있기는 해요. 하지만 현장에서 들었을 때의 그 에너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매력적이죠! 그 비밥에서 색소폰이 할 수 있는 것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좋아합니다.

💬 말씀하신 비밥 재즈를 소개해주세요!

비밥이라고 하면 1940년대에 새로 생긴 연주기법이자 장르를 말하는데요. 비밥 이전에 있었던 재즈 장르인 스윙 음악은 연주하는 음의 개수가 그렇게 많지 않고 최대한 듣기 좋고 아름다운 선율을 내어, 편안하게 들렸거든요. 비밥 같은 경우는 조금 극단적으로 아주 빠른 템포에 아주 많은 음을 연주해요. 그래서 처음 들으면 “이게 뭐지...?”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 롤모델이나 가장 좋아하는 색소폰 연주자가 있나요?

롤모델이 너무나 많습니다. 찰리 파커(Charlie Parker)라든지 캐넌볼 애덜리(Cannonball Adderley), 소니 스팃(Sonny Stitt),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 조니 호지스(Johnny Hodges) 같은 색소폰 연주자들이 있는데요. 아무래도 제게 가장 큰 영향을 준 뮤지션은 케니 가렛(Kenny Garrett)이 아닐까 싶어요.

💬 EBS 스페이스 공감 잼세션에도 참가했고, 여러 연주자들과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공연이나 무대가 있을까요?

제가 갓 전역을 했던 2017년쯤에 제 이름을 걸고 처음으로 했던 재즈 클럽 연주가 생각이 납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몽크라는 곳에서 연주를 했었거든요. 처음에는 사람이 아예 없었는데, 1부가 끝날 무렵에는 사람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2부가 끝났을 때는 사람들이 가득 찼어요.

‘이게 뭐지’ 싶던 찰나에 갑자기 클럽 사장님이 “대박이 났다”고 하시면서 케이크를 주셨던 날이 생각이 납니다. 제 자작곡을 포함해 열심히 연습했던 곡들을 처음으로 연주했었던 날이었거든요. 사장님이 말씀하시기로는 사람들의 클럽 밖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연주를 듣고 들어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의 쾌감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일은 그때가 처음이었고 그 뒤로도 그런 일은 없었어요.

💬 무대 위에서 객석을 이렇게 쳐다보는 연주자를 못 본 것 같아요. 관객들의 모습을 살펴보는 편인가요?

저는 좀 잘 살펴보는 편이에요. 왜냐면 관객들이 어떻게 음악을 듣고 있는지가 궁금해서 자주 봐요. 그리고 아무래도 색소폰 연주자다 보니 앞쪽에 나와 있기 때문에 보지 않으려고 해도 잘 보이는 편이죠!

💬 그리고 연주할 때 얼굴이 붉어지도록 열렬하게 연주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에요. 아마도 이삼수 님의 연주를 본 사람들은 그 모습을 기억할 것 같아요. 영화 ‘블루 자이언트’의 주인공이 생각나기도 하고요. 혹시 영화를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블루 자이언트’를 인상 깊게 봤어요. 사람들이 그 영화를 보고 많이 울었다고 하던데, 저는 그 포인트들에서 울지 않았고요. 좀 이상한 곳에서 눈물이 터지더라고요. 지방 출신인 주인공이 도쿄로 상경을 해요. 어느 부분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그 주인공이 친구를 찾아갔을 때 신발에 흙이 묻어 있고 조금 지저분한 행색이었어요. 그때 제 옛날 생각이 나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영화에 조금 오버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재즈를 연주하는 분들의 삶과 많이 닮아 있어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 재즈에서 ‘솔로’라고 불리는 즉흥연주를 할 때 그런 열띤 모습을 보여주시는데요. 즉흥연주를 끝내고 숨을 돌릴 때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다음 연주자의 즉흥연주를 듣고 다음에 어떻게 함께 연주해야 할지를 생각하는 편이에요.

💬 혹시 추천하고 싶은 색소폰 연주자의 앨범이 있을까요?

저는 캐넌볼 애덜리의 앨범 [Somethin’ Else]를 무조건 강추합니다!

💬 이번에 데이빗 베누아, 박제신 밴드와 함께 연주하게 되었습니다. 소감이 궁금해요.

이런 엄청난 뮤지션들과 연주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에게 하나의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색소폰을 연주한 이삼수

📹 재즈로 연주한 스티비 원더의 ‘Isn’t She Lovely’

📹 이삼수가 추천하는 캐넌볼 애덜리의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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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뮤지션 08ㅣ색소포니스트 이삼수